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회원님들께 인사드립니다. 

2023년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 학회 제 24대 학회장을 맡게 된 경희대학교 미디어학과 홍지아 교수입니다.

1993년 연구회로 시작한 언론학계 여성학자들의 공동체가 2023년, 30살을 맞습니다. 사람의 생애 주기에서 30살은 꿈을 키우는 청년을 거쳐 더 긴 안목으로 삶을 설계하는 시간입니다. 나를 넘어 내가 속한 공동체를 위해 지혜와 돌봄의 나눔을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할 것입니다. 30년의 시간동안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 학회는 여성 언론학자 선배님들의 비전과 헌신의 토대 위에 강의와 연구의 바쁜 시간을 쪼개 학회에 봉사하는 현역 학자들의 참여와 수고로 성장해왔습니다. 이렇게 성장한 학회는 학자로서의 인생을 시작하며 배우고 의지할 수 있는 학술 공동체를 찾는 여성 신진학자들에게 선배와 동료를 만나는 네트워크의 장소가 되어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30년의 시간 동안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 학회의 역사에 이름을 보태주신 모든 선배, 동료, 후배 여성 학자님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이러한 학회의 전통을 이어받아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 학회 24대 집행부는 세대의 연결, 현장과 학계의 연결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비전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세대의 연결은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의 공간에서 여성학자들이 이루어왔고, 앞으로도 이루어갈 학문적 경험과 성취를 기록하는 작업입니다. 한국 언론학계의 소수자였던 선배 여성 연구자들과 현재 학계의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진 여성 연구자들의 경험과 학문적 성취, 그리고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추어 새로운 연구 주제로 학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진 여성 연구자들의 연구를 소개하며 그 안에서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연결고리를 찾고자 합니다. 30주년을 기념하는 총서작업을 중심으로 학술대회의 크고 작은 기획세션을 통해 세대의 연결을 구체화하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디지털 공간의 성폭력, 구조적 성차별의 부인,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더욱 선명해진 여성에게 집중된 돌봄의 문제, 그리고 이로 인한 저출산 등의 난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현장과 학계의 연결은 학계가 만들어온 이론적 논의를 우리의 전공 영역과 관련한 다양한 현장으로 확산하며 궁극적으로 한국사회 젠더 불균형 현상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N번방 사건과 일련의 미투운동을 겪으면서 우리 학회의 연구자들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 성차별적인 보도 관행에 대한 문제제기를 주도하며 이를 다루는 학술적인 논의의 장을 활발하게 이끌어왔습니다. 최근 몇 년간 언론계에서 벌어진 젠더 이슈 보도의 개선과 자정의 노력에 우리 학회와 연구자들의 노력이 여러 형태로 개입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소셜미디어 및 온라인 공간, 다양한 콘텐츠 생산 및 유통 플랫폼, 미디어교육, 게임 산업, 지능형 미디어와 데이터 산업 등 다양한 현장의 전문가들과 우리 학회의 우수한 연구자들이 함께 하며 학계의 이론과 현장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겠습니다. 여성의 관점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미디어 영역에서 여성의 참여와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해 나가겠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영역의 가치와 기준이 재정비되는 이른바 뉴노멀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연구와 함께 새로운 세대를 만나고 키워내는 학계의 선생님들께 새로운 도전의 시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 학회가 도움이 되도록 함께 고민하며 응원하겠습니다. 또 다른 30년을 기대하며 30살이 된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 학회의 고민과 도전에 회원님들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11월  7일

사단법인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  홍 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