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회원 여러분께,

제 19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동후입니다.

먼저 지난 한 해 동안 열심히 학회를 위해 수고해주신 손승혜 회장님과 집행부 이사님들, 간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언론관련 기업의 장기적 경기 침체, 김영란 법 시행, 정치 지형의 급변 등으로 학회 운영 재원 마련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안정적이고 내실 있는 학회를 성공적으로 꾸려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회장에 취임하려고 보니 저의 부족함이 끝이 없습니다. 전임 회장님들의 탁월한 리더십에 제가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가 커졌습니다. 없는 능력을 쥐어짤 수도 없는 노릇이고 회원 여러분만 믿고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자 생각하며 편한 마음을 갖기로 했습니다. 제가 부족하더라도 너른 양해, 많은 조언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우리 학회는 다른 커뮤니케이션 학회와 다른 고유의 정체성과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여성커뮤니케이션 학회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회원 한분 한분의 참여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학문 공동체입니다. 자발적으로 연구회가 꾸려지고 자발적으로 학술 모임이 꾸준히 이어지는 진정한 의미의 학술 공동체라고 봅니다. 저는 저희 학회가 여성 커뮤니케이션 학회라는 이름처럼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는 학자들이 여성이라는 생물학적 혹은 사회적 조건, 혹은 젠더화된 현재의 사회 체계 내에서 공유될 수 있는 감성과 체화된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남자 선생님들을 배제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성커뮤니케이션 학회에서는 다른 어떤 학회보다 이러한 감수성과 경험의 공유와 소통, 그리고 이를 통한 연대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회원 개개인이 가진 학술적 관심사에 찬찬히 귀 기울여 왔습니다. 저는 올 한해 이러한 여성커뮤니케이션 학회의 문화적 전통과 유산을 잘 이어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학회 운영 방향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첫째, 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는 연구회 활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학회입니다. 이러한 집행부는 이러한 학회 본연의 전통을 잘 살려나가겠습니다. 연구회 활동이 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의 역동성을 만들어가기에 세미나나 학술대회도 이러한 연구회 연구 활동과 연계되어 진행될 것입니다. 집행부는 이러한 선순환적 흐름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포터즈 혹은 매개자가 되고자 합니다. 연구회가 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를 이끄는 큰 중심축이기에 이러한 연구회 중심의 학회 전통을 더욱 공고히 다져가겠습니다.

둘째, 사회적, 기술적, 정치경제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질문하고 성찰해 봐야할 다양한 이슈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집행부는 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에서 잘 할 수 있는 이슈들을 선점하여 학술적으로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학회의 학술활동의 주제나 논의를 외부 펀드의 입맛에 맞게 정하기보다는, 우리가 가진 여성주의적, 인간주의적, 균형적, 윤리적 감수성과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우리의 사회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제들을 가지고 선도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학술적 장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셋째,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운영 기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희 집행부는 이러한 재정적 어려움이 오히려 학문공동체의 본질에 보다 충실하게 학회 체질을 구축하라는 시대적 요구라고 받아들이겠습니다. 저희는 ‘지속가능한’ 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의 체질이 무엇일까 의 문제를 회원 여러분들과 함께 고민하고 구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는 오시는 모든 분들을 환대하는 열려있는 학술 공동체입니다. 저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렇고 이러한 인간적 환대와 공부하는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학회라는 것을 경험하셨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좋은 선생님들, 마음이 통하는 선생님들과 만나 기쁘고, 행복하고, 그러면서도 학술적으로 자극 받는 그러한 학회가 이어질 수 있도록 여기 계신 집행부 선생님들과 최선을 다하고자합니다. 많이 응원해주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